정세청세

[다음_스토리펀딩] 정의로운 청소년, 세계와 소통하다 8화 "'정세청세'가 준 특별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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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8-11 17:11 조회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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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인문 토론의 장 정세청세의 이야기 “정의로운 청소년, 세계와 소통하다”를 
소셜펀딩 페이지 ‘스토리펀딩’을 통해 소개합니다.
정세청세 활동을 하며 청소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배움과 실천을 이어온 
청년 10명의 이야기를 3월부터 연재하고 있습니다.

스토리펀딩 8화 “'정세청세'가 준 특별한 가능성”이 실렸습니다.
2017 정세청세에서 찾아가는 정세청세를 이끌고 있는 청년 성지민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정세청세를 '디자인'하며, 제가 인문학에서 느낀 감정들, 가치들을 나누고 싶습니다.
그렇게 새롭게 디자인된 청소년 인문 토론의 장으로 우리 시대의 아픈 청소년들과 만나겠습니다.
제가 그랬던 것처럼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청소년들이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나가고, 올바른 민주시민으로 성장시키는 일을 해나갈 것입니다.
이 길에 함께해주세요. 여러분께서 함께 해주실 때,
우리가 꿈꾸는 그날이 조금 더 가까워질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

이 청년의 정의로운 목소리에 공감하시는 분들은
스토리펀딩을 통해 모금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펀딩 모금액은 전액 청소년 인문·문화·교육 활동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비용으로 사용됩니다.


 

[스토리펀딩_8화]

'정세청세'가 준 특별한 가능성

 

성지민

 

안녕하세요. 저는 21살 청년 성지민입니다.

 

전 제가 속해 있는 것들, 제 삶을 둘러싼 것들에 종종 질문을 던지곤 합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기록하는 행위에 흥미를 느껴,

사진을 찍든 일기를 쓰든 블로그에 포스트를 올리든 한 발짝 비켜서서 제 삶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또 즐깁니다.

 

 

그래서 전공 수업을 듣고 나서, 학회 세미나를 하고 나서, 동아리 활동을 하고 나서, 어떤 책을 읽고 나서 저는 꼭 그때의 감정을 다른 누군가와 나누거나 혼자 기록하면서 그것이 가진 의미나, 그것이 가져야 할 의미를 생각하고자 합니다. 그 행위들은 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걷고 있는지, 혹은 어떤 특정한 활동이 그것의 본래 목적과 맞닿아 있는지 고민하도록 도와준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정세청세를 시작하게 된 것은 인디고 서원을 통해서였습니다. 청소년 시절 내내, 저는 매주 인디고 서원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며 함께 토론하는 공부를 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종종 부산 정세청세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2017년, 올해 처음으로 정세청세 기획팀원이 되었습니다.

 

 

청소년 시절 항상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정세청세 행사를 방문하는 ‘참여자’였던 제게, 청년이 되어 기획팀원의 입장에서 접한 정세청세는 새로웠습니다. 특히 한 번의 행사를 열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의 고민과 노력이 이렇게나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고 느끼며 매회 정말 크게 놀랐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의 노력이 더욱 피부에 와 닿게 느껴질수록 어떤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에 보이는 보상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닌 이 일을, 왜 우리는 하고 있을까, 왜 우리는 이것에 이토록 열정을 쏟을까?”

 

 

이 뜨거운 에너지의 원동력이 무엇일까. 무엇이 우리가 정세청세에 빠져들게 하고, 퍼뜨리게 하고, 외치게 할까.

 

이러한 의문에 스스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의 시작은 바로 제 눈앞에 있던 동생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제가 고등학생 때 그랬던 것처럼, 동생은 모든 불안의 원인을 ‘내가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라는 것’에 두고 열등감에 빠져 있었습니다.

 

 

옆에 있는 사람으로 봤을 때, 그리고 멀리 내어 봤을 때 동생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며 그것에 누구보다도 멋지게 임할 수 있는 사람인데, 그 반짝거림이 없어져 가 버리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동생을 보면서 저의 고등학교 시절이 다시 한번 기억났습니다. 대학교에 오고 나서, 많은 사람들은 “고등학교 때가 좋았지”라 하며 학창시절을 추억합니다. 하지만 저는 반대로, 저의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고등학교에 처음 입학하고 1학년 때, 살면서 처음으로 부조리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1학년 담임 선생님은 학부모들에게 돈을 받고, 노골적으로 그것을 표현하며, 학생들을 편애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담임 선생님의 그런 모습에서 저는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제 인생의 큰 장벽이라 느껴졌습니다.

 

 

‘명백히 부조리한 현실이 존재하고, 그에 저항하는 내게 불이익이 돌아올 때, 나는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하는가’

 

 

고등학교 1학년 때 대부분을 차지했던 생각이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성적이 그리 좋지 않은 저 자신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내가 공부를 못해서’ 학교 선생님의, 교육제도의 부당함을 비판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정말 싫었지만, 마음속 한 부분에선 “네가 사실 그냥 공부하기 싫어서 현실 탓을 하는 거 아니야?”라고 얘기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저에게 인디고 서원을 다니면서 친구들과 학교의 부조리에 대해 말할 수 있었던 것은, 제 안에 있는 모순된 감정을 토해낼 수 있는 일종의 해방구였습니다. 그때 저는 제가 생각하는 현실에서의 문제를 진솔하게 고민할 수 있었으며, 제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무엇이고,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나의 책임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질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을 나누며 우리는 앞으로 어떤 세상을 꿈꾸고 만들어갈 것인지를 열렬히 토론했습니다. 당시 제게는 살아있다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에 한 번, 2시간의 수업이 없었다면 저는 학교에서 보내는 남은 일주일을 견뎌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인문학 공부는 제게 질문을 끊임없이 던졌습니다. 담임 선생님과의 관계에서, 현 교육제도 속에서, 경쟁이 가득한 학교 안에서 ‘나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으면서 자유에 대해 생각해보고, 『노인과 바다』를 읽고 토론하면서는 현실과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희망에 대해 얘기 했습니다.

 

 

한 번은, 인디고 서원에서 출판한 『새로운 세대의 탄생』이란 책을 읽으며 같이 새로운 세대에 관해 토론하는 수업이 있었습니다. 각자가 생각하는 새로운 세대에 관해 이야기하고, 그 길로 갈 방법을 얘기해보았습니다. 어느 순간, 그 공간에 있던 우리는 알 수 없는 무기력함과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조차도 사랑을, 정의를 얘기하지 못하는데 우리가 어떻게 큰일을 할 수 있겠냐면서요.

 

 

한 명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자, 공간 속의 모든 이들이 눈물을 훔치게 되었습니다. 인디고 서원에서 한 인문학 공부는 저를 포함한 친구들에게 끝없이 현실의 두려움과 희망의 모순적인 부분을 보여주었습니다.

 

 

스토리펀딩 연재 글을 쓰면서,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인디고잉>에 썼던 글을 찾아봤습니다. 저는 제 생각보다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인문학은 당연한 가치를 일깨워주는 학문이라 생각합니다. 사랑, 희망, 정의 같은 가치들을 말이죠.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그런 가치들이 지워져 나가는 현실 속에서도 저는 그런 가치들을 붙잡으려 노력하고 있었다는 걸 옛날 글을 보면서 추억해볼 수 있었습니다.

 

 

“스스로 나를 ‘괴물’로 만들어 가는 이 현실에서 2년 동안 생활하며 생각한 것이 있다. 아무리 상황이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삶’은 중요한 것이라고.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은 단순히 어려운 수학 문제를 만났을 때 끝까지 내 힘으로 풀어보려고 끙끙대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미래의 나를 위해, 또 현재 내 모습에 떳떳이 살아갈 수 있게 하루하루를 견디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짜증나는 상황에서 ‘이럴 수밖에 없었어’가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며 새 삶을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성지민, ⟨인디고잉 45호⟩, 청소년 칼럼 ⌜포기하지 않은 삶⌟ 중에서

 

 

인문학이 하나의 계기가 되어 ‘포기하지 않는 삶’을 다짐하며, 저는 제 삶에서 여러 결정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대학에서 사람의 행복을 고민하는 사회복지를 공부하게 된 것, 사회에 관해 목소리를 내려 노력하게 된 것, 그리고 인생에서 포기하지 않을 어떤 가치를 생각해보게 된 것입니다.

 

 

제가 왜 정세청세 기획팀을 하고자 마음을 먹었는지 되돌아보니, 글의 서두에서 언급했던 ‘회의감’이 어디에서 온 녀석인지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가 정세청세를 너무 거창한 것으로 여기면서 그것이 담고 있는 내용에만 집중해서 생겨난 것이 아닐까?’ ‘정세청세가 담고 있는 내용이 실제로, 뭔가 직접적으로 세상을 바꿔낼 수 있을까?’ 이런 언어들에 사로잡혀서 제가 정세청세를 만나기 위해 밟아온 길을 잠시 잃었던 것입니다.

 

 

제가 중고등학교 시절 인디고 서원에서 접한 수업은 물론 그 내용도 가치 있었지만, 그것이 하나의 계기가 되어 제 삶을 고민하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인디고 서원에 가면 만날 수 있는 좋은 사람들, 그 사람들과 얘기를 할 수 있는 장소, 따뜻한 분위기, 글을 쓸 통로가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았습니다.

 

 

그래서 정세청세도 마찬가지로 정세청세가 담고 있는 내용을 넘어 그것을 둘러싼 것들에 관심을 가져보기로 했습니다. 정세청세 또한 제가 중고등학교 시절 느꼈던 인문학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세청세에서 얘기하는 내용만으론 한 번에 세상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새로운 얘기를 접할 수 있는, 새로운 희망과 마주할 수 있는 통로가 되기에는 충분합니다. 즉, 지금까지는 정세청세가 무엇인가 커다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으로 회의감을 느꼈더라면, 이제는 그 변화의 과정이 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인문학이 삶의 당연한 가치를 얘기해주고, 그 위에 새로운 결정들을 내리게 해 주었다면 이제 제가 정세청세에서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중고등학교 시절 학교 공부 이외에 책을 읽고,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엿보았듯이 다른 청소년들도 이 통로를 가질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에 ‘찾아가는 정세청세’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찾아가는 정세청세란, 청소년들이 활동하고 있는 작은 공동체에서부터 소통의 불씨를 만들고 키워나갈 수 있도록 기획팀원들이 직접 공동체에 찾아가 정세청세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개인적인 여건상 정세청세에 참가하기 어려웠던 친구들도 자기가 속한 작은 공동체에서 친구들과 소통할 기회를 가짐으로써 정세청세라는 물리적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더 많은 청소년들이 소통의 장을 함께 나눌 수 있게 된 것입니다.

 

 

2017년 현재 ‘찾아가는 정세청세’가 열리는 곳은 청소년들의 꿈을 함께 키우고 인문적 경험과 자유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지역문화공동체인 ‘무지개빛 청개구리’입니다. 4월에 처음 무지개빛 청개구리에서 찾아가는 정세청세를 열었습니다. 아이들은 처음 보는 저희를 호기심의 눈으로 쳐다보았고, 조금은 낯선 주제로 얘기를 시작하니 쭈뼛쭈뼛 거렸습니다.

 

 

조별로 나뉘어서 토론하고, 마지막엔 전체 토론이 진행되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얘기를 하고 싶어 하고, 다른 친구의 발표를 열심히 들어주고 있었습니다. 찾아가는 정세청세는 비록 2달에 1회 행사를 열지만, 그 안에서 아이들이 새로운 이야기를 접하고,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열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올해 2회의 행사 동안에는 어떤 내용을 전달할까만 고민하여 영상을 선정하고, 어떤 토론을 할지만 준비했다면 앞으로는 이 행사 하나하나의 분위기와 느낌이 참여자 개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고, 어떤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날 찾아가는 정세청세를 같이 진행하는 팀원들과 앞으로의 찾아가는 정세청세의 방향을 상의해보는 회의를 했습니다. 한 팀원이 ‘몸의 감수성’을 언급하며, 우리는 몸과 몸이 접했을 때의 느낌, 새로운 이야기를 해볼 때의 느낌을 청소년들에게 접하게 해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 얘기를 들으면서, 사실은 내용의 전달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 우리의 감정을 공유하고 그것으로부터 모든 게 출발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가능성을 느꼈습니다. 정세청세에 참여하는 이유는 다들 다를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정세청세가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 총괄 기획팀원이 되어서 화상 회의에서 강의가가 열린 어느 날, 한 팀원분이 말하신 게 생각납니다. “우리는 행사를 디자인해야 한다.” 행사를 디자인한다는 의미는 행사의 분위기, 행사의 영향, 행사의 느낌까지 하나하나 꼼꼼히 신경 쓴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전 회의감에 자주 휩싸이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런 회의감, 의문이 꼭 부정적이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 담임 선생님과의 관계 속에서, 학교의 경쟁 시스템 속에서 매번 좌절하고 다짐하는 과정을 반복했듯이, 정세청세도, 넓게는 우리의 인생도 이런 회의감을 가지고 극복하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정세청세를 ‘디자인’하며, 제가 인문학에서 느낀 감정들, 가치들을 나누고 싶습니다. 그렇게 새롭게 디자인 된 청소년 인문 토론의 장으로 우리 시대의 아픈 청소년들과 만나겠습니다. 제가 그랬던 것처럼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청소년들이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나가고, 올바른 민주시민으로 성장시키는 일을 해나갈 것입니다.

 

 

이 길에 함께해주세요. 여러분께서 함께 해주실 때, 우리가 꿈꾸는 그날이 조금 더 가까워질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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