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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_스토리펀딩] 정의로운 청소년, 세계와 소통하다 9화 "나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 공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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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8-19 11:22 조회7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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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인문 토론의 장 정세청세의 이야기 “정의로운 청소년, 세계와 소통하다”를 
소셜펀딩 페이지 ‘스토리펀딩’을 통해 소개합니다.
정세청세 활동을 하며 청소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배움과 실천을 이어온 
청년 10명의 이야기를 3월부터 연재하고 있습니다.

스토리펀딩 9화 “나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 공부는?”이 실렸습니다.
2017 정세청세에서 공부팀장을 맡고 있는 청년 박경민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아름다운 것을 보고 아이처럼 기뻐할 수 있는 순수함, 
타인의 고통에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공감 능력, 
정당하지 못한 것에 분노할 수 있는 정의로움, 
그리고 나는 거대한 우주 속의 작은 개인이 아니라 세상을 떠받치고 있는 중요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서는 공부할 수도, 느낄 수도 없었던 것들이었습니다.

이 청년의 정의로운 목소리에 공감하시는 분들은
스토리펀딩을 통해 모금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펀딩 모금액은 전액 청소년 인문·문화·교육 활동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비용으로 사용됩니다.


[스토리펀딩_9화]

나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 공부는?

 

박경민

안녕하세요. 저는 21살 청년 박경민입니다.

저는 올해 처음 정세청세 총괄팀원으로 활동하며 공부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어릴 적 '공부'는 수학, 영어, 과학과 같이 굳이 알기 싫지만 억지로 알아야 하는 것들이었고, 저는 꽤 공부와는 거리가 먼 아이였습니다.

더 나은 세상에
기여하는 큰 사람이 되자

하지만 저는 지금 "더 나은 세상에 기여하는 큰 사람이 되자"는 신념을 가지고 이를 위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는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공부가 아닌, 바로 정세청세에서 공부이고, 이 공부가 여전히 학창시절부터 꿈꿔왔던 작지만 큰 저의 꿈을 지탱해주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공부와 제가 공부하는 이유를 여러분께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경쟁하는 법만을 배웠던 고등학생 시절 

제가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배웠던 건 '경쟁하는 법'이었습니다. 고등학생이 되고 난 후 처음 친 모의고사 날, 담임선생님께서는 자신이 받은 점수대에 손을 들라고 하셨습니다. 390점, 380점, 370.. 

그리고 300점대가 될 동안에도 손을 들지 못했던 저는 이름도 다 못 외운 친구들 앞에서 반에서 거의 꼴찌를 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려야만 했습니다. 그날의 열등감과 수치심은 대학을 가기 위한 경쟁심의 탁월한 기폭제가 되었고, 그날부터 정말 이를 악물고 학교에서 시키는 그대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루에 14시간, 주말과 방학을 반납하며 다녀야 했던 고등학교에서는 대학을 가기 위한 공부만이 존재했습니다. 공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서 존재했고, 제가 신념과 의미를 갖고 했던 활동은 생활기록부에 한 줄이라도 더 적기 위한 노력으로 치부되었으며, 친구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제 능력을 판단하는 기준이었습니다.  


인디고 서원에서 만난 진정한 공부

그렇게 치열한 환경 속에서 주변을 둘러볼 여유 없이 나만을 위한 삶을 살고 있었을 때, 저는 부산에 위치한 인디고 서원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인디고 서원에서는 일주일에 한 권씩 책을 읽은 후 글을 쓰고 또래의 청소년들과 함께 토론하였는데, 이는 단순한 독서토론모임이 아니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아름다운 것을 보고 아이처럼 기뻐할 수 있는 순수함, 타인의 고통에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공감 능력, 정당하지 못한 것에 분노할 수 있는 정의로움, 그리고 나는 거대한 우주 속의 작은 개인이 아니라 세상을 떠받치고 있는 중요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서는 공부할 수도, 느낄 수도 없었던 것들이었습니다. 

한 번뿐인 이 젊음을
어찌할 것인가

가장 기억나는 책이기도 한, 인디고 서원에서 첫 번째로 읽었던 『이회영 평전』은 제가 공부를 하는 이유를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일제 시절 신민회를 결성하고 본인의 삶을 독립운동에 바치셨던 우당 이회영 선생님은 책 속에서 제게 '한 번뿐인 이 젊음을 어찌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한 번뿐인 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한국사회에서 말하는 성공한 삶을 살기 위해 좋은 학벌과 좋은 직장을 두고 경쟁하는 것이 아닌,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삶을 위해 세계에 만연한 고통에 대해 사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약 2년의 세월 동안 수많은 책을 읽고 배우면서,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공부가 저 스스로의 자존감을 떨어뜨린다는 사실과 제 삶의 목표마저도 대학으로 바꾸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이 사회는 아직 너무 부족하기에, 제가 꼭 이 세상을 더 나은 세상으로 바꾸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하루 뒤에 있었던 문학시간에 국어 선생님께서 김선우 시인의 시 「단단한 고요」를 읽던 중 중 “물 속으로 가라앉으며 안녕 안녕 가벼운 것들에게 이별 인사하는 소리” 라는 구절에서 울음을 터트리셨습니다. 이로 인해 수업은 제대로 진행될 수가 없었죠. 반 학생들은 웅성웅성 거렸고, 어쩌면 학생들도 이 상황이 당연하다고 느꼈을 것입니다. 아마 물속으로 하염없이 가라앉는 이들이 떠올랐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그 순간도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복도를 지나가시던 교장 선생님께서 선생님을 부르셨기 때문입니다. 교장 선생님은 아이들이 동요하지 않게 눈물을 닦고 수업을 진행하라고 하셨습니다. 교장 선생님께 국어 선생님께서 흘리셨던 눈물은 수업에 방해가 되는 장애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 눈물을 쏟으시면서 학생들과 같이 비극적인 참사에 대한 슬픔과 생각을 나누었다면, 학생들이 타인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타인의 고통에 당연히 눈물 흘리는 법을 배울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것이 진짜 문학이고, 시이고, 공부가 아닐까요? 하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 박경민, "선생님, 울어도 됩니다", <인디고잉 43호 - 기억의 의무> 중에서 


하지만 세상을 바꾸기 위해선 부족한 저 자신이 먼저 바뀌어야 했고, 고등학생인 저는 그저 매일 최선을 다해 살아가기로 하였습니다. 그 후로 학교공부의 목표 역시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세상에 조금 더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함으로 바뀌었고 공부를 조금 더 의미 있게 할 수 있었습니다. 


현실과의 타협 그리고 위기

'더 나은 세상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자'라는 당찬 신념 아래에서, 저는 다른 수험생들처럼 매주 듣던 인디고 수업을 포기하고 고등학교 3학년 1년 동안은 수능 공부에 매진하기로 하였습니다. 어찌 보면 현실과의 타협이지만, 인디고 서원에서 배웠던 것들은 아주 강렬했고 그것이 곧 학교공부의 동기였기에 제게 생각의 변화란 없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모의고사를 칠수록, 수능 날이 다가올수록, 결국 2년 전에 경쟁심에 가득 차 나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던 저로 돌아왔습니다. 친구보다 낮은 점수를 받으면 불안해지고, 수능 이외의 것에는 관심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대망의 11월에 지독했던 싸움이 끝난 후에도, 사회문제를 고발하는 영화조차 답답하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피하는 저 자신을 보며 '진정한 나'와 강렬했던 동기는 점점 사라져가고 '현실과 타협하는 나'만이 남았음을 깨달았습니다. 


정세청세를 만나다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 수능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왜 나의 신념마저도 약해지게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여전히 제가 사회의 불편함을 마주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을 때, 인디고 서원의 선배로부터 고등학생 때 몇 번 참여해보았던 정세청세의 총괄팀원을 권유받았습니다. 

갑작스러운 제안이었지만 바로 총괄팀원 신청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정세청세가 불편한 것을 불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고, 그걸 피하지 않을 수 있는 제 열정을 되살려낼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정세청세는 참여자보다 기획팀원의 시선에서 보는 것이 더욱 매력적이었습니다. 돈을 받는 것도 아니고, 한 회 한 회 행사를 만들기 위해 시간도 많이 투자해야 하는 정세청세이지만 전국에서 모인 기획팀원들의 열정이 이를 지속시켜주고 있었습니다. 

오늘도 여전히 중학생부터 20대까지, 전국에 흩어져 있는 기획팀원들은 더 좋은 정세청세를 만들기 위해 온라인으로 얼굴을 맞대며 2017 정세청세의 대주제 '살아있는 민주주의'에 대해 토론하고 공부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대단한 노력이 모인 것이
정세청세였던 것입니다

처음에 정세청세를 시작한 이유는 제가 공부를 하기 위해서였지만, 만약 혼자 '살아있는 민주주의'란 주제를 공부해야 했더라면 아마 한 회를 진행하기도 전에 지쳐 공부팀장이란 역할을 포기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세청세에는 공부모임에서 제가 생각지도 못했던 의견들을 말하는 청소년 기획팀원들이 있었습니다. 제2회 정세청세 주제였던 ‘창조적으로 논쟁하기’에 대해 토론하는 공부모임에서 공부팀장인 저도 어떤 것이 ‘창조적인 논쟁’인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한 청소년 기획팀원은 “성소수자 결혼 합법화와 같이 한쪽의 의견이 우세할 때 누군가가 차별받게 된다면 그것은 창조적인 논쟁이 아닙니다. 창조적인 논쟁의 목적은 자신의 의견이 맞음을 주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함이기 때문입니다.”하고 얘기하였고, 다른 청소년들도 저마다 반짝이는 생각들은 당당하게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이런 공부모임은 대학교에서도 쉽게 나눌 수 없는 값진 시간이자 제가 정세청세를 열심히 하게 만드는 원동력입니다. 대학입시라는 무거운 짐을 안고 있지만, 시간을 내서라도 정세청세의 공부를 하려는 그들은 정말 저를 돌아보게 했습니다.  


진정한 공부를 위해 함께해주세요!

고등학교 야자 시간에 제가 가끔 소설책을 읽고 있으면 감독을 하는 선생님들은 "그런 거 읽을 시간에 공부나 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께 대꾸하진 못했지만,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진짜 공부는 무엇인지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공부는 수단에 불과했지 제게 목적이 되지는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에게는 세계에 대해, 인문학에 대해, 그리고 더불어 그들 자신에 대해 공부를 할 기회가 주어져야만 합니다. 그것은 더 높은 대학이나 더 큰 기업에 들어가기 위함이 아니라, 올바른 가치를 추구하고 나를 포함한 모두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함입니다. 

정세청세는 우리나라의 공교육에서 실현하지 못하는 가치를 추구합니다.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들의 공부를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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