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고 러브레터

letter 68. 사랑은 힘이 세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8-03-08 12:23 조회1,687회 댓글2건

본문

 

예순여덟 번째 인디고 러브레터




사랑은 힘이 세다

이윤영(<인디고잉> 편집장)

지난 2월, 네팔에 다녀왔습니다.
네팔의 작은 시골 마을 타나훈에 인디고 도서관을 완공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왜 네팔이고, 그중에서도 타나훈 마을이었는지 궁금하시지요?
그 이유를 말씀드리기 전에 인디고 도서관을 함께 건립한
네팔의 비영리교육단체 ‘간시 네팔Ghansi Nepal’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간시’는 한 사람의 이름입니다.
그는 19세기에 살았던 가난한 시골의 평범한 한 남자이지요.
특별할 것 없었던 그의 이름이 후세에까지 전해 내려오게 된 것은
바누벅타 어챠르Bhanubhakta Acharya 덕분입니다.
바누벅타는 네팔어를 창시했다고 알려진 네팔 최초의 시인입니다.
재능도 많았고 부유했던 바누벅타는 어느 날 길을 걷다 한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그가 바로 ‘간시’인데, 마을 사람들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묵묵히 우물을 파고 있었지요.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오로지 마을 사람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그 일을 하고 있는 남자에게 감명받은 바누벅타는
그 사람의 정성에 보답하기 위해서 네팔어를 만들게 됩니다.

타나훈은 네팔어를 만든 바누벅타 시인이 탄생한 곳입니다.
간시 네팔 역시 이곳에서 시작하는데,
단체 이름을 시인이 아니라 ‘간시’라는 평범한 사람의 이름으로 한 이유는
그 사람이 보여줬던 정신을 이어가고자 함입니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노력과 능력을 통해 좀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신념에서 시작한 것이지요.
간시 네팔은 특히 교육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으로 운영됩니다.
“모든 아이는 평등하게 태어나지만,
그들의 삶을 결정짓는 것은 그들이 어떤 기회를 가질 수 있느냐에 달렸다.
간시 네팔은 아이들에게 인간으로서 배우고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일한다”라는
대의로 간시 네팔은 학교 건립, 교육 프로그램 진행,
마을에서 여성의 역할을 증진하는 마더스 그룹Mothers Group의 운영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2015년 이후에는 지진으로 무너진 학교를 재건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실천윤리학자 피터 싱어는 왜 지구 반대편의 사람을 도와야 하냐는 질문에
물리적인 거리는 중요하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심리적인 거리가 가깝다면 그 사람이 어디에 있든
기꺼이 돕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만약 나의 가족 중 한 명이 아프리카 케냐에서 위급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내가 느끼는 안타까운 마음이 덜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지요.
오히려 그 거리만큼 더 애탈 것입니다.
왜 네팔이었고 왜 타나훈이었나,
그것은 그곳 아이들의 눈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교육의 힘을 믿고 온 삶을 내던지는
훌륭한 사람들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선한 영향력으로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어야 한다는
간시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이 꿈을 꾸고
그 꿈을 실현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네팔에서 만난 사람들 모두는 교육이 세상을 바꿀 수 있고,
교육을 통해 반드시 불평등하고 부정의한 세상을 바꾸어야 한다는
같은 신념으로 이어진 가족이었고, 동료였기 때문입니다.

지난 호에 소개했던 영화 <벤딩 디 아크>의 후반부에는
PIH(건강의 동반자들Partners In Health)팀의 주요 팀원들이 나와서
자신들이 이루어낸 성과에 대해 소감을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PIH팀은 전 세계 가장 가난한 나라의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의료봉사 활동을 하고 병원을 세운 활동을 했지요.
그들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결국 사랑이 답입니다. 이 모든 것의 근원은 사랑이에요.”
저는 이 말이 참 구체적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결국 그들은 해냈기 때문입니다.
병든 사람을 치유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병들게 했던 사회 구조를 바꾸어냈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마음은 그렇게 자신이 가진 힘으로
반드시 더 좋은 방향으로, 더 선한 곳으로 이끌어가는 힘입니다.
단지 좋은 의지만 갖는 것이 아니라,
결국 해내는 힘이 사랑인 것입니다.

10년 만에 네팔의 정중앙,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맥이 눈 앞에 펼쳐진 곳에
자리 잡은 인디고 도서관 역시 많은 사람의 염원이 담긴 사랑의 결과입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사랑은 반드시 승리합니다.
사랑이 없이는 인생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것을 온몸으로 볼 수 있었던 제 삶의 가장 큰 행운을
저 역시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최대한의 노력으로 나누겠습니다.
다시 한번, 이 여정에 함께해주신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페르소나님의 댓글

페르소나 작성일

마을 사람들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묵묵히 우물을 파는 간시의 마음이 존경스럽습니다.  타나훈의 인디고 도서관이 그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훌륭한 일을 하셨네요.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댓글의 댓글 작성일

묵묵히 우물을 파는 간시의 마음으로, 네팔의 아이들에게 앞으로도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